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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4월 30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04-30 조회수 300

2021년 4월 30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14,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2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3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5 그러자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혼자 어느 섬의 둘레길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었고, 그곳에서 촬영한 영화도 있어서 시간이 날 때 그 섬을 혼자 찾아갔습니다.

아침 일찍 배를 타고 건너가 섬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서 소개한 것처럼 섬 둘레길은 정말로 멋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경사도 가파르고 제대로 길이 닦여있지 않아서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힘들어서 허벅지가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중간에 가게 하나 없어서 갈증으로 고생도 많았습니다.

몇 년 뒤에, 아는 지인들과 똑같은 코스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지인들에게 엄청 힘든 코스니까 물과 간식거리를 꼭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허벅지가 터질지도 모른다고 겁도 잔뜩 주었습니다.

둘레길을 모두 함께 다녀온 뒤에 지인들은 뭐라고 말했을까요? 모두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뭐가 힘들다고 겁을 잔뜩 줬냐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왜 이런 차이를 보였을까요?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혼자 하면 나눌 수가 없으니 힘이 더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도 함께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고통을 이기는 길이 바로 이 ‘함께함’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우리의 힘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기에 주님과 함께해야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왜 당신과 함께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당신 없이는 아버지 하느님께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주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길로 삼고 따르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통하여 하느님에게 가면서 완성을 향해 십자가를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진리이기도 하시므로, 그분은 우리를 그릇된 길로 인도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생명이십니다. 주님은 우리가 희망하며 본디 우리를 위해 창조된 불멸의 삶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과 함께해야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첫 절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이렇게 주님께서는 믿음을 촉구하십니다. 믿음은 그 무엇보다 강력해서 겁쟁이를 용감한 군사로 바꾸어놓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으로 무장해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과 함께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구원이 멀리에 있지 않습니다.






그릇은 비어있어야만 무엇을 담을 수 있다(노자).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레프 니콜라에비치 톨스토이(Lev Nicholaevich Tolstoy)의 단편 중에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흠이라는 농부는 평범하지만 별 욕심 없이 행복하게 살던 한 소작농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땅을 조금 얻을 수 있었는데, 그 뒤에 땅 욕심이 계속 생기는 것입니다.

어느 날, 바흠은 어떤 지방에서 땅을 싸게 판다는 말을 듣고 그곳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뜻밖의 말을 듣습니다. 글쎄 하루 종일 자기 발로 걸은 만큼의 땅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해가 지기 전에 그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무효가 된답니다.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구덩이를 파고 표시를 하면서 땅을 넓혔습니다. 이렇게 해서 해가 막 떨어질 무렵 출발점에 간신히 돌아올 수 있었지만, 그만 심장이 터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죽습니다.

바흠의 하인이 그를 땅에 묻었는데, 그 땅은 바흠의 키보다 조금 큰 3아르신(약 2미터) 불과했습니다. 정작 그에는 단지 반 평 남짓의 땅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욕심이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것은 이 욕심이 아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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