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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5월 13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05-13 조회수 271
2021년 5월 13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복음 요한 16,16-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6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7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18 그들은 또 “‘조금 있으면’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 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내가 말한 것을 가지고 서로 묻고 있느냐?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한 번도 결혼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부부 생활이 어떤지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많은 부부가 아주 사소한 일로 다툰다고 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직장에 다녀온 뒤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생리현상이 급해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남편은 자신의 양말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졌습니다. 이 모습을 본 아내가 화가 났는지 이렇게 말합니다.

“양말을 똑바로 벗으면 안 돼? 아무 데나 벗어놓고, 정말로 더러워 죽겠어!”

화장실로 들어가던 남편은 아내를 째려보면서 “그러는 너는 얼마나 깨끗하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남편이 화장실에서 나온 뒤에 상대방 탓을 하면서 대판 싸웠다고 하더군요.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으로 바라보면 별것이 아닙니다. 화장실이 급한 남편의 입장, 깨끗한 것을 원하는 아내의 입장으로 바라본다면 어떠했을까요? 사실 나의 입장을 내세워 잘 되었던 적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방 입장에 인정하고 지지해주면 관계가 좋아집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내 입장도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들어주게 됩니다. 굳이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긴 시간이 필요 없게 됩니다.

“이런 생각이었구나. 힘들었겠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그런데 내 생각도 한번 들어주면 어떨까?”라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관찰과 경청이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처럼, 주님과의 관계에서도 관찰과 경청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나빠지는 관계의 모습처럼 잘 듣지 않고 잘 보려 하지 않는다면 주님과의 관계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조금 있으면’ 일어날 일에 제자들은 근심에 빠졌습니다. 그 일은 당신께서 배반당하고 십자가에 처형되어 묻히시는 일만 아니라 부활도 암시하는 것이지요. 결국 제자들에게 주시는 위로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의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말만 들으면서 근심에 빠집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것처럼, 슬픔이 있으면 곧이어 기쁨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근심의 삶을 사느냐, 기쁨의 삶을 사느냐가 결정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씀을 잘 들어야 그분의 뜻을 알 수 있으며, 그분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손길로 보다 나은 인간이 되었습니다(리처드 바크).




나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처음 본당신부로 발령받아 간 본당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 것을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제힘 닫는 데까지 신자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유일하게 쉬는 월요일에도 본당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습니다. 미사 대수도 늘렸고, 고해성사도 미사 전 1시간 동안 주었습니다. 여기에 가정방문까지…. 본당의 일만이 아니라, 평화방송과 외부 강의까지 하면서 늘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제게 자주 했던 말은 “신부님, 피곤해 보여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신자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신자들의 걱정거리가 된 것입니다. 피곤하니 강론 내용이 좋을 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바쁜 일상 가운데 우연히 해외 성지 순례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본당을 열흘 넘게 비워놓고 성지순례를 다녀와도 될까 싶었지만, 다녀온 뒤에 신자들이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

“얼굴에 생기가 넘쳐 보여요. 강론에도 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강론이 좋아요.”

좋은 글을 쓰고, 좋은 강론을 할 수 있을 때는 바쁠 때가 아니었습니다. 푹 자고, 푹 쉬고, 스스로 편안함을 느낀 다음이었습니다. 그래야 남들에게도 좋은 것을 전해 줄 수 있습니다.

나 자신부터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행복해야 남에게도 행복을 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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