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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10-08 조회수 275
2021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복음 루카 11,15-26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군중 15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24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25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26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요리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하는 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레시피에서 제시하는 재료들을 일일이 구합니다. 그리고 정량에 맞게 손질하면서 준비합니다. 그 뒤에 요리를 따라 하며 만듭니다.

저 역시 이런 방법을 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종종 발생합니다. 재료를 사다가 1~2개를 빼놓고 구매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시 마트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기에 때로는 포기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레시피를 보기는 하지만, 무조건 있는 재료로만 합니다. 음식을 만들어 팔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끼 식사인데, 고기가 없으면 어떻고 감자가 없으면 또 어떻습니까?

대충 흉내만 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진짜 원하는 맛이 무엇인지 알면 다른 부수적인 것들을 포기해도 상관없습니다. 이 점만 확실히 알면 모든 재료를 갖추고 있지 않아도 나의 만족도를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이것도 있어야 하고, 저것도 있어야 한다면서 많은 것으로 가지려고 합니다. 그 순간 가지지 못한 몇 가지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몇 가지에 집중할 수 있다면, 가지고 있음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무척 놀랍니다. 그러나 이를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비난하며 하늘의 표징을 보이라고 요구합니다. 자신의 만족을 채울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보이라는 요구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는 너무나 헛된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능력이 하느님에게서 온 것인지, 베엘제불에게서 온 것인지가 문제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됩니다. 당신께서 사탄과 한편이라면 사탄의 하수인들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손가락이라 불리는 성령으로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그분이 하느님의 나라를 가져오시는, 모세보다 위대한 새로운 예언자이심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예수님의 뜻에 집중하면 절대로 헛된 요구를 할 수 없습니다. 주님만으로도 하느님 나라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음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으며, 무엇을 주님께 청하고 있었을까요? 정말로 중요한 주님만을 바라고, 하느님의 영광을 청해야 합니다.



두려움의 종류가 위험의 종류보다 더 많다.
우리는 현실보다 상상 속에서 더 크게 고통받는다(세네카).






무엇이 중요한가?

1973년 어느 신학대학에서 ‘예루살렘에서 예리코까지’라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장차 성직자를 꿈꾸는 신학생에게 ‘성직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주고 자료로 성경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나눠주었습니다. 신학생들은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담당 교수는 발표는 다른 곳에서 하겠다며 지금 당장 강의실을 옮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빨리 다른 강의실로 옮긴 학생에게는 가산 점수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신학생들은 서둘러 강의실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복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힘든 표정을 지으며 벽에 기대어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사람은 교수가 고용한 배우였습니다. 신학생들의 반응을 보기 위한 것이었지요. 신학생들은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말씀을 읽었음에도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모습이 아닌, 성경에 나오는 사제나 레위의 모습처럼 몸을 돌려 피해서 강의실로 향했습니다.

눈앞의 과제가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에,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이 제외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사랑을 제외하는 삶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아닌 사제, 레위인의 모습으로 사는 삶입니다.

의식적으로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의식하지 않는 나의 일상은 그냥 사는 삶이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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