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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12월 21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12-21 조회수 265
2021년 12월 21일



복음 루카 1,39-45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예전에 근무했었던 교구청 앞에는 시장이 있었는데, 이 시장 안에는 아주 유명한 ‘닭강정’ 집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이 닭강정을 먹기 위해 길게 줄이 섭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근방에 닭강정 집이 정말로 많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잘되는 집은 딱 한 집으로, 이 집만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처음으로 이곳에서 닭강정 장사를 했던 소위 원조집입니다.

사실 저는 줄 서는 것이 싫어서 줄이 거의 없는 앞집에서 주문해 먹었습니다. 닭강정 맛을 전에 비교했던 적이 있는데, 큰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줄이 없는 가게가 더 친절하고 양과 맛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아마도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는 ‘더 맛있으니까 이렇게 기다려서 닭강정을 사 먹겠지’라는 마음에 줄에 동참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자신의 선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남의 선택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선택 장애가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그냥 외면해서는 안 되는 불의한 상황에서도 모른 척 지나가는 사람도 얼마나 많습니까?

세상을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랑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이 필요합니다. 사랑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할 때, 세상은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좋지 않아 보이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이기에 사랑으로 선택하신 분이 계십니다. 이 사랑의 선택이 우리 모두의 구원을 가져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성모님이셨습니다. 만약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아기를 갖게 되면 간음죄로 공개 처형되는 당시의 상황을 기억해서 천사의 메시지를 거부하셨다면 어떠했을까요?

편한 삶은 남들처럼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남들처럼 사는 삶이 아닌, 우리 각자의 삶을 살 것을 명하십니다. 그 모든 삶 안에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겸손하십니다. 하느님을 잉태하신 하느님의 어머니시지만, 엘리사벳을 직접 찾아가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십니다. 겸손을 간직하고 육화하신 예수님의 마음처럼 성모님도 마음으로 하나를 이룹니다. 성모님도 겸손으로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이 됩니다.

우리도 주님의 뜻에 맞춰서 살아야만 진정으로 하나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놓치지 말고 작은 것 하나라도 배워라.
그리하면 틀림없이 현명한 사람이 될 것이다(탈무드).




누구 탓?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1-13)를 묵상하다가, 신랑이 왜 그토록 늦었을까 싶었습니다. 늦게 와서 기름이 부족했던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떤 책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일반적인 혼인 풍습은, 신랑이 신부 부모의 집으로 가서 신부를 데리고 자기 부모의 집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신부의 집에서 혼인 잔치가 벌어집니다. 그런데 신랑의 행렬은 신부의 집에 당도하기까지 일반적으로 지체되었습니다. 신부의 집안사람이 막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부가 아름답고 귀할수록 신랑은 신부 집안사람에게 더 많은 선물을 줘야 빨리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신랑이 늦어졌던 것입니다. 결국 신랑이 늦게 오는 것은 신부 집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부는 이를 염두하고 기다렸어야 합니다. 신랑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지체하게 만든 신부 집안 탓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기름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기름이 없어서 잔치에 들어가지 못함을 신랑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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