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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동성당갈산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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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사목방침

  1. 성당소개
  2. 본당 사목방침
홍민용 알리이시오 신부님

  평화를 빕니다.

 

  친애하는 갈산동 성당 교우 여러분들과 그 가정에 하늘의 참된 평화와 주님 안에서 진실한 사랑을 기원합니다”(성 프란치스코가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 2).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은 흐르고 주님 앞에서 만물은 금세 지나간다.”(집회 18,26) 라고 집회서의 저자가 외치듯 이렇게 한 해가 금세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때가 왔습니다. 2023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직 코로나19의 여파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많은 교우분들께서 우리 갈산동 성당 공동체로 돌아오셨고, 주일 미사에는 성당이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텅빈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었는데, 이제는 언제 코로나19가 있었냐는 듯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생각될만큼 다시 신앙 안에서 교우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그 엄혹했던 시절동안 늘 곁에 계셨던 주님과 그것들을 함께 겪어주신 신자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완전히 회복되었다라는 말을 하기에는 아직 많이 이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도 많은 교우분들께서 냉담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신앙생활 안에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도 많이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신앙생활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겨진 것 같고, 지금의 신앙생활은 재미없다고 느껴지며 무엇인가 지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들 때문에 많은 교우분들께서 아직 냉담 중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이랬었는데, 코로나 이전에는 저랬었는데 하며 아쉬워하시는 교우분들의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이 넘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우리들이기에 그 아픔들이 짧은 시간 안에 회복되기란 당연히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의 모습들이 아쉽고 부족해보이기에 예전의 그 시간들이 그립고 현재의 상황이 답답하며 더 힘들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야합니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정신철 요한 세례자 인천교구장님께서 2024년 사목교서를 통해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코로나19 시기와는 조금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이고, 신앙생활도 그러합니다. 과거의 모습과 관습들을 반복하는 현재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모든 것을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생각은 무리일 것입니다. 이 시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무엇인가의 새로움을 요구하고 있고, 교회도 변화되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신앙권고와 더불어 관습대로 이어져오던 신앙 모임의 형태가 이제는 변화와 새로움을 찾아야 합니다. 신앙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에게는 새로운 방향과 신선한 형태가 필요합니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신앙은 꾸준한 하느님과의 만남이 필요하기에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향을 찾아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교구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의 시간은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알려주지만, 그렇다고해서 지난 것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의 신앙생활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는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또 무엇을 해야 우리의 모습이 변화될 수 있을까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지금의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 인천교구장님께서는 20211010일부터 시작된 시노드의 정신, 곧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그 답으로 말씀하십니다. 시노달리타스는 쉽게 말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가면서, 모두가 함께 신앙 공동체인 교회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 구성원들 모두가 소통 안에서 서로 경청하며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2024년에 우리 갈산동 성당 공동체가 함께 지향해야 할 목표 희망을 향해 서로 소통하며 함께 걸어가는 해로 정했습니다. 소통이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갈산동 성당 공동체가 신앙 안에서 함께하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하나가 된다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감추지 않고 공유할 수 있다면, 내 생각과 네 생각이 서로 다르더라도 그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한 곳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다면 그러한 하나됨 안에서 우리의 신앙생활은 변화되고 진정한 쇄신을 향해 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저는 교우분들께서 소통과 경청을 위한 장을 자주 접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제 생각만이 아니라, 그리고 소수의 생각만이 아닌 모두의 생각을 듣고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소통과 경청의 시간은 그저 대화만 하고 생각 나누기만을 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의 가장 기본이자 바탕인 성사생활, 미사참여, 공동체기도, 그리고 교구장님께서도 강조하시는 성체조배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질 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합니다. 그렇기에 저 또한 교우 여러분들께서 기본적인 것들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고, 이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24년 우리 본당의 목표희망을 향해 서로 소통하며 함께 걸어가는 해임을 모두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제 코로나19 이전의 시간들로 되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때의 시간들에 매여 있기보다는 우리의 신앙생활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이어갈지 고민하고 생각하며, 서로 소통하는 것으로 그것들을 나누면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주님께서 분명히 우리의 질문에 대한 답들을 주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쓰신 「형제회에 보낸 편지」의 마지막 기도 문구를 인용하며, 우리 갈산동 본당 교우 여러분들과 그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의로우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가련한 우리로 하여금 당신이 원하신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바로 당신 때문에 실천케 하시고,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을 늘 원하게 하시어, 내적으로 깨끗해지고, 내적으로 빛을 받고, 성령의 불에 타올라,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게 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오로지 당신의 은총으로만 당신께 이르게 하소서. 주님께서는 완전한 삼위이시고 단순한 일체이시며 살아 계시고 다스리시며 영광을 받으시고 세세 대대로 전능하신 하느님이시나이다. 아멘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빌며
주임신부 홍민용 알로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