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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5월 12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05-12 조회수 267
2021년 5월 12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복음 요한 16,12-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바쁘고 힘들면 여유가 없어집니다. 특히 사랑을 실천하기 힘들어집니다.

강의가 있어서 서울로 운전해서 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워낙 복잡한 서울 길로 알고 있기에 강의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성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일찍 도착한 뒤에 카페에 가서 강의 마무리를 하면 되니까요. 시간이 임박해서 초조한 기분을 갖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강의할 곳까지 1시간이면 충분했지만 3시간 전에 출발했습니다. 너무 여유 있게 출발해서일까요? 제 차 앞으로 들어오겠다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착하게 받아주었습니다. 저는 전혀 급한 일이 없으니까요.

강의가 끝나고 다시 성지에 돌아오는 시간은 엄청나게 차가 막히는 퇴근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에 정말로 차가 많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 피곤했는데 여기에 운전하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짜증까지 밀려듭니다. 이렇게 여유가 없어지니 착한 일을 전혀 하지 않게 됩니다. 제 앞에 들어오겠다는 차에게 양보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유가 있어야 사랑도 실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바꿔야 할 것은 제 생각입니다. 제 생각을 바꿔야 여유도 만들고 또 사랑의 실천도 이루어집니다. 여유는 바깥 환경이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내가 만듭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의 선물에 대해 말씀을 해 주십니다.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며, 앞으로 올 일들도 우리에게 알려 주십니다.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성령의 선물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하고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이 성령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령의 선물을 받을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성령의 선물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세례 성사를 통해 분명히 성령을 받았지만, 성령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나 자신이 성령의 선물에 걸맞은 모습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삶은 정말로 바쁩니다. 이는 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바빠서 여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바쁠수록 자신을 스스로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 여유가 성령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될 것이며,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좋은 친구는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함께 어우러진다(임지호).



기억

지난 사순시기에 어느 본당으로 사순 특강을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성당에서 선배 신부님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 잠시 공부를 하면서 이 본당에 기거하고 있는데, 저 온다는 말을 듣고서 사제관에서 내려왔다고 하십니다. 거의 30년 만에 만난 것입니다.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선배 신부님께서 이런 질문을 제게 하시는 것입니다.

“네가 예림반이었지? 그림도 잘 그리고 시도 잘 썼던 것 같아.”

예림반은 신학교에 있는 서영화반 동아리 이름입니다. 그런데 선배 신부님의 잘못된 기억이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못 그려서 그림 그리는 동아리 근처에는 가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글도 그때에는 잘 못 써서 ‘시’를 쓸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아니라고 했더니, “아닌데…. 분명히 맞는데….”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당사자인 저는 아니라고 하고, 제3자가 맞다고 하는 것이지요. 누가 맞을까요?

남의 기억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의 시선에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을 성실히 그리고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면 그만입니다. 주님께서는 늘 제대로 기억해 주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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