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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8월 3일 연중 제18주간 화요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08-03 조회수 365
2021년 8월 3일 연중 제18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14,22-36

군중이 배불리 먹은 다음, 22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23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24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26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27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8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30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물에빠져들기시작하자, “주님, 저를구해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31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33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34 그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다. 35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 주변 모든 지방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병든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왔다. 36 그리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중국을 하나의 거대한 제국으로 통일한,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의 황제가 진시황제입니다. 진시황제는 스스로 ‘하늘 아래 최초의 황제’라 칭하면서 자신의 왕조가 1만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 예언했답니다. 그러면서 실용서를 제외한 모든 사상 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했습니다. 이를 분서갱유라고 하지요.

무엇보다 그는 불로장생을 꿈꾸었고, 그래서 ‘진사’라는 붉은 광석에서 얻은 붉은 알약을 불로장생약으로 알고 복용했습니다. 최초의 통일국가를 세웠지만 진시황제의 통치는 불과 10년뿐이었습니다. 그가 세운 나라는 그가 죽은 후 4년간 내전을 겪다가 한나라에 권력을 빼앗기고 맙니다.

진시황제가 먹은 불로장생약은 액체 상태의 수은이 추출되는 일종의 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각종 질병으로 죽기 직전까지 엄청난 고통 속에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가 생각한 대로 하나도 되지 않았습니다. 예언도 하나같이 틀렸고, 그거 하고자 했던 것 역시 모두 엉터리였습니다. 자신은 대단하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그 착각이 많은 이에게 아픔과 상처만을 전달할 뿐이었습니다.

역사의 한 장면을 보면서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됩니다. 겸손이 답이었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 자만이 아닌,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겸손하게 고개를 숙일 수 있는 사람만이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제자들이 목격합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지요.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도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걷습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만나자 두려움이 생겨서 물속에 빠지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구해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 14,31)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믿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역부족과 현실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의에 빠지기도 하고 절망에 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베드로가 물 위를 잠시라도 걸을 수 있도록 합니다. 불가능이 가능케 하는 능력으로 바뀝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믿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믿음은 겸손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앞서 진시황제의 교만이 그를 절망으로 이끌었듯이,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주님께서 가시는 방향과 정반대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믿음에 대해 깊이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사랑이란 자기와 다른 방식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기뻐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우리의 기도를 요구하시는 하느님

사제가 되고 나서 사람들이 제 앞으로 와서 무릎을 꿇고 안수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새 사제라서 그럴 것으로 생각하며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자매님이 겉으로 봐도 아픈 것이 분명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는 안수기도를 부탁하는 것입니다. 중병을 앓고 있는 아이가 혹시 새 사제의 안수를 받고서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하느님이 기도해주시니 곧바로 나을 거야.”

아파하는 이 아이보다도 훨씬 더 많은 죄를 지었을 저인데, 저를 향해 ‘하느님’이라는 호칭까지 하시는 것입니다. 엄청난 부담감이 생겼습니다. ‘죄인인 내가 감히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제는 기도해주는 사람이다.’

아파하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기도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도를 해줄 분입니다. 죄인인 저를 당신의 도구로 쓰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더 열심히 기도하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우리의 기도를 요구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부족한 우리의 기도를 통해 당신의 큰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 권정대
    사제직에 대한 큰 의미를 느끼게 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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