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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09-15 조회수 309
2021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복음 요한 19,25-27

그때에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계속해서 1등을 차지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노래를 한번 들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가수가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련된 복장과 감미로운 노랫소리를 통해 분명히 좋은 노래라는 것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듣는 데 그렇게 편하지 않았습니다. 제 감성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는 요즘 노래보다는 7~80년대의 노래가 더 좋습니다. 귀도 편해지고, 마음도 편해집니다.

학창 시절에 ‘가요 톱 10’이라는 프로를 보며 상위권의 노래를 테이프에 녹음해서 듣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분명히 순위의 인기 가요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순위보다는 마음이 편해지는 노래에 더 관심이 갑니다.

이제야 분명히 깨닫게 되는 것은 순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남과 다른 그 무엇이 나를 이 세상에 살게끔 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가운데 1등보다 다른 나만의 모습을 찾는 것이 더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목격하시는 성모님을 기념합니다. 사실 우리는 성모님의 아픔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성모님의 영광에만 그리고 성모님의 행복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의 수난과 죽음을 직접 당신의 몸으로 받아들이는 아픔을 이겨내지 않고서는 영광의 자리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임을 당하는 그 순간, 성모님께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1등의 자리가 아니라 꼴찌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이 모두를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가브리엘 천사에게 했던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성모님이시기에 예수님께서는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면서 십자가에서 제자들을 성모님께 맡기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하면서, 성모님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게 하셨던 것입니다.

세상의 순위를 쫓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주님의 기준을 철저하게 따랐던 성모님의 삶을 기억하면서 살 때 진짜 행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데이비드 소로).




제대로 봐야 합니다.

갑곶성지에 성체 조배실이 있습니다. 성체 조배실 한가운데에는 십자가가 있는데, 맨 뒤에 서서 이 십자가를 보고는 “여기 십자가는 왜 이렇게 정신이 없어.”라는 말씀을 하시고는 등을 돌려 나가십니다. 앞에 가서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고 말이지요.

이 십자가를 만드신 작가는 자그마치 8개월 동안 작업을 하셨습니다. 특히 이 십자가에는 많은 성물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성물은 본당에서 버려진 폐성물입니다. 이 폐성물을 하나하나 깨끗이 닦아서 정성껏 붙인 것입니다. 그래서 폐성물 십자가, 부활하신 십자가로 불립니다.

뒤에서 보면 정신이 없지만, 이 의미를 듣고 앞에서 보면 감동을 하십니다. 그리고 사진도 열심히 찍습니다.

별것 아니라는 생각은 제대로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제대로 본다면 하느님의 손길을 얼마나 많이 발견할 수 있을까요? 대단한 것 투성의 세상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살짝 보고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생각할 때 하느님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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