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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11-13 조회수 251

2021년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복음 루카 18,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2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5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6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7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여름의 막바지에 휴가를 떠났었습니다. 특별히 부친상을 치르면서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충북 단양에 걷기 좋은 길들이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푹 쉬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동시에 많이 걸으면서 몸도 마음도 회복할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성지에서 출발해서 막히는 서울 올림픽대로를 타고 쭉 가다가 드디어 고속도로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교통 체증이 심했기에 첫 번째 휴게소에 들어가 쉬면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한 가지가 없었습니다. 지갑이 없는 것입니다. 급하게 떠나느라 지갑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돈 한 푼 없고, 신용카드도 없어서 밥 한 끼 사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2시간 갔던 거리를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충북 단양까지는 8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서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무조건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꼭 필요한 것은 챙겨야만 합니다.

하느님 나라 가는 것도 입으로만 하느님 나라에 가겠다고 말하면 그만일까요? 꼭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야 합니다. 바로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난관에서도 하느님께 매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오만한 재판관이 끈질기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가난한 과부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이지요. 이 과부는 돈도, 그리고 권력도 없었기 때문에, 그 어디에도 의지할 때가 없었습니다. 즉, 이 여인은 어떤 공정한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이 여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끈질기게, 그리고 성가시게 재판관을 조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런 끈질긴 노력을 통해서 이 여인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라고 말씀하시지요.

지금 나는 과연 어떤가요? 나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혹시 ‘나는 안돼’라는 포기의 마음으로 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었던 가난한 과부의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그 이유는 바로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주님 앞에서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사람입니다. 무엇을 내세울 수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음에 등장하는 과부처럼 끊임없는 노력으로 주님 앞에 나가 청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한 가지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고 힘차게 살 수 있습니다.






적절할 때에 건네는 좋은 말은 ‘가장 긍정적이고, 삶을 지지해 주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선물이 될 수 있다(할 어반).






무엇을 바라봐야 할까요?


혼자 휴가 가는 것은 참 좋습니다. 사제로 살기에 많은 말을 할 수밖에 없는데, 오랜만에 혼자의 시간을 가지며 침묵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식당에 들어갈 때 깨닫게 됩니다. 휴가 중이라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데, 대부분 2인 이상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먹을 수가 없습니다.

혼자만의 장점도 있지만 분명 단점도 있습니다. 어쩌면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을까요? 장점과 단점의 조화 속에서 사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장점만을 보면서 기쁘게 살고, 또 다른 이는 단점만 보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 중에 유명한 맛집을 찾아갔습니다. 아침부터 계속 걷다가 오전 11시 20분쯤 그 식당에 갔더니 벌써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딱 한 자리가 남아 앉았는데, 그 뒤 더 많은 사람이 밖에서 대기하는 것입니다.

직원이 없고 가족이 함께하는 식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많아져서 바빠지니 싫은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화도 자주 내서, 이곳에서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손님들이 그 가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싫은 표정을 지을까요? 힘들다는 단점만 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와 내 주위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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