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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11월 14일 연중 제33주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11-14 조회수 248

2021년 11월 14일 연중 제33주일



복음 마르 13,24-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25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26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28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1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신학생 때 어떤 교우분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학사님! 학사님은 늘 행복해 보여요. 그래서 학사님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도 쭉 행복하세요.”

당시 저는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신부의 길을 계속 갈 수 있겠냐는 불안감과 성소에 대한 의심으로 부정적 생각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저를 향해 행복해 보인다고 하니, 이분의 눈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 이분의 말씀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이기에 그 자체로 행복해 보인 것입니다. 즉, ‘조명연’이라는 사람을 본 것이 아니라, 조명연이 함께 하는 주님을 보셨기에 제가 행복하게 보인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주님과 함께하기는 그 길이 쉽지 않지만, 그곳에 늘 행복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대부분 행복하길 원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적인 판단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판단을 따라야 합니다. 세상의 가치보다 하느님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는 뜻보다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스스로는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하는 사람은 분명 다른 이로부터 행복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이 행복의 길이었음을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 분명히 알 수 있으며 실제로 행복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이 끝나는 날 다시 오실 때의 상황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큰 환난에 이어서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라고 하시지요. 어떻게 보면 아주 무서운 말씀입니다.

두려움 속에 살라는 것일까요? 우리를 행복하지 않은 삶으로 이끌기 위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진짜 행복으로 우리를 이끌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진짜 행복을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십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마르 13,32)

그 누구도 모르는 시간이므로, 주님 말씀에 따라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세상의 것에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행복의 길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이 다니엘 예언자가 말하는 구원의 길이 됩니다(다니 12,1 참조).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기꺼이 본래의 자기대로 사는 것이다(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




유혹에서 자유로워지기.

신학생 때 어느 신부님의 강론 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떤 신학생이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빈자리가 있어서 자리에 앉았는데, 다음 정거장에 너무나 아름다운 아가씨가 탄 것입니다. 그 미모에 자꾸 시선이 갔습니다. 얼른 기도했습니다.

“주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주세요.”

이 아가씨는 빈자리를 찾다가 신학생 옆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신학생은 더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주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잠시 뒤, 이 아가씨가 피곤했는지 졸다가 신학생 어깨를 베개 삼아 자는 것입니다. 신학생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유혹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유혹은 분명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유혹은 이겨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포기해야 할까요? 우리 삶을 더 힘들게 하기에 안 됩니다.

이겨내기 힘든 유혹이지만 어떻게든 힘을 내야 합니다. 한 번이라도 이겨내면 다음에는 훨씬 이겨내기 쉬워질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님과 가까워집니다.

어렵고 힘듦만을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겨냈을 때의 기쁨에 주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훨씬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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