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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년 11월 22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 강명훈 아드리아노 작성일 2021-11-22 조회수 254
2021년 11월 22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복음 루카 21,1-4

그때에 1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헌금함에 예물을 넣는 부자들을 보고 계셨다. 2 그러다가 어떤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거기에 넣는 것을 보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4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신학생 때 방학이 되면 친구들과 산에 가곤 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산행이 떠올려집니다.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설악산을 갔는데 그날 비가 주룩주룩 계속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오랜만의 등산인데 비 때문에 오르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강행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몸이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그때 한 친구가 너무 힘들었는지 제게 부탁을 합니다.

“내 배낭에는 부식이 가득 들어있어서 너무 무거워. 배낭을 바꿔서 매면 안 될까?”

친구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흔쾌히 바꿔서 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배낭은 가벼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의 산행으로 힘이 빠진 친구들이 제 배낭 안의 부식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밤늦게 숙소에 도착했을 때, 배낭은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

친구를 도우려는 마음이 오히려 저를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사랑의 실천은 원래가 이런 것이 아닐까요? 남을 위한 행동인 것 같지만, 결국은 자기에게 커다란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특히 하느님 나라에서는 이 사랑의 실천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따라서 그 사랑의 실천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이득이 어디에 있을까요?

가난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헌금합니다. 이는 아주 적은 돈이었습니다. 그래서 남 보기에는 놀림감이 될 수도 있는 봉헌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그렇게 적은 액수는 티도 나지 않아.”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난한 과부에게는 하루치의 식량 값이었습니다. 다른 이에게는 티도 나지 않는 적은 액수이지만, 가난한 과부에게는 너무나도 큰 전부였습니다. 이를 예수님의 말씀으로부터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다.”

놀림감이 될 수 있는 봉헌이지만, 가난한 과부는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입니다. 그래서 생활비 전부를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부자들은 어떠했을까요? 그들은 하느님의 눈치가 아닌 사람의 눈치만 보았을 것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까? 너무 적지 않나? 아니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을 가지고 사람의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바라보지 않는 봉헌에 하느님께서 굳이 바라보실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난한 과부의 정성 어린 봉헌이 결국 그녀를 구원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어떤 봉헌을 하고 있습니까? 정성 가득한 봉헌은 우리에게 더 큰 선물로 다가옵니다.



내 마음을 가로막을 문도, 자물쇠도, 빗장도 존재하지 않는다(버지니아 울프).




진짜 힘 있는 사람

군대 생활을 할 때의 선임병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 선임병은 그 당시 부대에서 ‘최고 병사’였습니다. 총도 잘 쏘고, 훈련 중의 작전 수행 능력이 가장 뛰어났습니다. 더군다나 운동도 너무 잘하고, 도대체 못 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선임병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잘살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현재 취업이 되지 않아 하는 일 없이 쉬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제가 그래도 군대에서는 날아다녔었는데, 지금 왜 그럴까요?”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상에서의 힘이 진짜 힘입니다. 전쟁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쟁에서 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일상 삶 안에서 전쟁의 힘은 필요 없습니다. 즉, 일상에서 필요한 힘을 키워야 합니다.

일상 안에서의 힘을 키우지 못하고 과거에 연연하고 미래를 걱정해봤자 어떤 변화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내 일상 안에서의 힘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과거의 일은 그냥 그리움으로 기억하고, 미래에 대해서는 목표를 떠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일상에서 힘을 내는 진짜 힘 있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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